미국(보스턴-4)마지막편/델타항공, 보스턴로건국제공항, 디트로이트메트로공항, 인천공항
미국에서 떠나는 날 아침이 밝았다. 어제 미리 싸둔 캐리어에 잠옷 등 오늘 아침까지 사용한 물건들을 넣고 대망의 마지막 짐을 싸서 숙소를 나섰다.




12시35분 비행기를 타고 떠나야 하기 때문에 다른 관광을 할 시간은 없었고 우리는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
겨우 2주동안 이 낯선 타국에 정이 많이 들었던 나는 매우 아쉬웠다.
나중에 사진을 보고 알았는데 미국에서 찍은 내사진들은 항상 웃고있거나 익살맞은 표정을 하고 있었고 유일하게 마지막날만 무표정으로 넋이 나간사람처럼 앉아 있었다.




이제 이 곳을 떠나 2주만에 부모님과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건데 발걸음이 무거웠다.
최대한 이 곳의 풍경을 눈에 담고 싶어서 천천히 걸었지만 금방 버스시간이 되었다.





보스턴로건국제공항에 도착한 우리는 셀프체크인을 하고 출국장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섰다.
이제 저 어딜가나 자연스럽게 걸려 있는 성조기도 마지막이겠지.




어쩜 공항도 미국 그자체다.
공항 내에 있는 스포츠바에서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며 맥주한잔을 하려고 앉아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저렇게 한쪽벽을 가득채운 여러대의 TV에서 각기 다른 채널의 스포츠가 재생되고 있는 모습도 전형적인 아메리칸감성인 것 같다.





얼마지나지 않아 우리가 타야할 비행기가 도착했고 우리는 시간에 맞춰 비행기에 탑승하였다.
이윽고 비행기가 이륙하였고 미국 상공을 벗어나 인천으로 향했다.





는 아니고 디트로이트를 경유하여 트램을 타고 환승하였고 진짜 인천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탔다.
이제 비행기가 뜨기만하면 진짜 이 곳을 떠나는 것이다.



무려 12시간 40분의 이코노미석 비행은 우리에게 편안한 잠자리를 허락하지 않았고 또한 기내 자체 VOD에는 볼만한 영화들을 제외한 모든 영화들이 제공되고 있었다.
우리는 이제 잠들지도 못한채 시간떼우기용 영화를 아무거나 대충 틀어놓고 무한사육에 돌입한다.







두번의 식사와 두번의 간식이 제공되고 나면 12시간40분이 훌쩍지나간다. 배는 더부룩하고 허리는 아프고 피로는 쌓여 있다.
하지만 어딘지모르게 만족스럽기도 하고 이제 곧 한국에 도착한다는 마음에 속이 시원하기도 하다.
누구에게나 처음이라는 임팩트는 크게 마련인데 세계에서 가장 강대국이라고 불리는 미국에서 첫해외여행을 경험한 나에게는 그 느낌이 더 강렬했다.
그 나이까지 느껴보지 못한것들을 느꼈고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
나의 첫여행이 이토록 강렬하지 않았다면 나는 매년 해외여행을 다니고자 하는 목표도 갖지 못했을테고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동기부여도 갖지 못한 채 쳇바퀴도는 인생을 우울하게 살았을 것이며 무엇보다도 지금처럼 여행블로거가 되어 여러분을 만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포스팅을 하면서 혹시라도 미국에 대한 편견이나 안좋은 감정을 갖고 계신 분들에게 미국인들의 친절함에 대해 설명해드리고 싶었는데 자연스럽게 그런 얘기를 풀 만한 흐름이 없었던 게 조금 아쉽다.
그래도 잠시나마 9년전으로 돌아가 추억여행을 할 수 있었고 글 쓰는 습관을 통해 퇴근 후 낭비되던 시간들을 소중히 다룰 수 있게 됐다는 점이 뿌듯하고 기쁘다.
앞으로도 더 재밌게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게 다양한 나라, 다양한 경험들을하며 여행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어디든여행> 미국편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