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스턴의 아침이 밝았다.
우리는 일찍부터 버스를 타고 프루덴셜 센터로 갔다.
마천루가 즐비한 뉴욕과 달리 이 곳 보스턴은 비교적 낮은 건물들이 많았는데 프루덴셜 센터의 52층에 있는 탑오브더허브 레스토랑은 보스턴의 전경을 감상하며 저녁을 먹을 수 있는 멋진 곳이었다.




미국의 물가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길거리의 핫도그 따위가 10달러 가까이 하는가 하면 이렇게 높은 빌딩의 꼭대기에서 화려한 뷰를 보며 먹는
코스요리가 단돈 24달러에 불과하다.





이때 식사를 하며 소소한 에피소드가 한가지 있었다.
사진상에서 3번째 메뉴를 먹다가 소스에서 벌레가 나온 것인데 작은 벌레였기 때문에 자칫하면 못보고 지나칠 뻔하였다.
다행히 이를 발견한 우리는 서빙하던 직원에게 컴플레인을 걸었다.
하지만 그 직원은 이를 유심히 보더니 후추가루라며 넘어가려고 하였다.
그가 간과한 것은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것이었다.
당연히 우리는 그냥 넘어가지 않았고 결국 직원은 사장님한테 그것을 보여주겠다며 그릇을 가져갔다.
얼마지나지 않아 사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우리 테이블에 와서 사과했고 적절한 보상을 약속했다.
그 결과가 다섯번째 사진의 영수증이다.
우리는 한사람 몫의 식사비용만 지불하고 더 저렴하게 레스토랑을 이용할 수 있었다.
물론 식사는 맛있었지만 조금 찝찝한 느낌을 남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식사를 하고 나와서 걷는 거리는 우리가 지금까지 여행해온 여느 도시와 같이 아름다운 건축물의 연속이었다.
걸음걸음마다 이름도 모르고 찍은 건물들은 나중에 알고보면 유명한 도시의 명소였고 이곳들의 이름은 순서대로 트리니티 교회, 핸콕타워, 보일스톤 500번지 빌딩이었다.
이 날은 보스턴에 와서 가장 많이 걸은 날이었다.
오후들어서는 사진을 찍을새도 없이 걸어다녔기 때문에 사진폴더에도 이 날의 다른 사진이 없다.
아름다운 건물들을 최대한 많이 눈에 담기 위함이었고, 내 고향과 닮은 이 도시를 최대한 즐기기 위함이었고, 우리의 2주간의 여행이 끝나가는 여운을 느끼기 위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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