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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미국

미국(보스턴-1)/ 쉑쉑버거, 리갈씨푸드

by 어디든여행가 2023.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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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의 마지막날 아침이 밝았다.
우리는 관광을 하느라 미뤄뒀던 쇼핑을 잠깐하고 서둘러 쉑쉑버거로 향했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도 쉑쉑버거를 쉽게 맛볼 수 있지만 이때만해도 우리나라에 매장은커녕 이름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았었다.

나도 뉴욕여행하면서 세계 3대버거 프랜차이즈라고 듣게 되었는데 패스트푸드의 나라 미국의 버거는 어떤 맛일지 궁금해져서 참을 수 없었다.

다만 한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우리에게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보스턴으로 가는 정류장에서 쉑쉑버거까지 걸어서 20분 정도의 거리였고 쉑쉑버거의 웨이팅은 줄어들 생각을 안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마조마한 시간이 지나가고 마침내 버거가 나왔다.

버스 탑승시간까지 남은 시간은 정확히 20분이었다.

우리는 한손에 버거와 쉐이크가 담긴 종이포장지, 한손엔 캐리어를 들고 열심히 내달렸다.
중간에 세찬 바람때문에 쉐이크 뚜껑이 날아가는 등 갖은 고초를 겪고나서야 간신히 정류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마터면 뉴욕에 남아 거리를 헤매며.. 끼니를 해결하며.. 숙소를 잡으며.. 타임스퀘어를 누비며.. 아쉽게 놓쳤던 뮤지컬을 보며.. 그렇게 있을뻔 했다....(놓칠걸..)


그렇게 열심히 내달린 후 간신히 버스에 올라타 가쁜숨을 몰아쉬며 먹었던 쉑쉑버거는 내가 먹어본 어떤버거보다도 맛있었다.(당연히 군대 종교시간에 먹었던 데리버거는 예외이다.)

수제로 구운 소고기패티에 신선한 야채들이 아름답게 자리잡고 있었으며 바삭한 베이컨이 풍미를 더해준다.
거기에 쉐이크에 찍어먹은 감튀는 케첩에만 찍어먹던 지난 날의 나를 반성하게 하며 단짠의 세계로 초대하였다.


그렇게 무사히 도착한 보스턴은 사촌형의 말에 따르면 미국의 전주 정도되는 도시였다.
그런 말을 먼저 들어서그런지 왠지 모르게 전주시민으로서 친근감이 들었고 낯설지 않은 첫인상이었다.


그렇게 미리 약속한 리갈씨푸드 앞에서 사촌형을 만났다.
나와 띠동갑 나이차가 나는 사촌형은 보스턴에서 연수중이었고 부모님없이 지구 반대편까지 찾아 온 우리를 어른스럽다며 기특해 했다.

만나자마자 비싼 국제전화로 우리에게 부모님과 통화할 수 있게 해주었고(아마 이때는 보이스톡이 없었던 것 같다.) 우리는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국제전화요금에 벌벌떨며 안부인사 정도만을 전한 뒤 간단히 통화를 마무리했다.

그러고나서 들어간 식당은 정말 별천지였다.

우리는 이렇게 고급스러운 해산물 레스토랑에 가본 적도 없었으며 랍스터라는 것도 생전 처음 구경하는 음식이었다.

사촌형의 도움을 받아 껍질까는 법을 배우고 집밥처럼 따뜻한 한끼를 얻어 먹었다.



식사가 끝나고 나와서 사촌형이 남는건 사진뿐이라며 가게앞에서 누나와 나의 사진을 찍어주었다.

마음만은 고마웠다.



사촌형의 호의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우리에게 지인의 집을 소개해주어 숙박비를 대주고 묵게 해주었다.

3개의 방이 있는데 우리는 1번방을 사용했고 옆방 사람은 우리와 여행시간이 달라 거의 만날 수 없었다.

다만 맞은 편 방에 있던 루시아노라는 브라질 친구를 사귀게 되었는데 이 친구도 나처럼 축구를 좋아하는 친구라서 피곤한 줄도 모르고 밤새 축구 얘기로 수다를 떨다 보스턴에서의 첫날을 마무리하였다.


사실 피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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